2024-10-3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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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 지워지면 좋겠어요.
BoOk
"쉽게 지워지진 않을 거야. 몇차례 씻어내야 완전히......"
그의 말을 자르며 그녀가 말했다.
"안 지워지면 좋겠어요."
그는 잠시 망연해져, 어둠에 반쯤 덮인 그녀의 얼굴을 건너다 보았다.
130 페이지 중에서...
- [채식주의자 ], 130 페이지 중에서... -nTalk
'기억'은 인간에게 '저주' 일까, '선물'일까?
'망각' 그것이 인간에게 '선물'일까요?
그것들이 '저주'일지 '선물'일지 쉽게 구별할 수 없겠지만,
그것들이 없었다면, 인간은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거나 자유로워질 수 있었을까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에게 망각이 없어져서, 모든 행위와 모든 말들을 기억하면서 살아간다면
그건 분명 행복하지는 않을 겁니다.
때로는 지우고 싶은 것들이 지워지지 않아
밤을 뒤척이다 괴로움에 술을 먹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주위에 언제나 놓여있는 지뢰의 파편처럼 가슴을 후벼파기도 합니다.
영혜의 "안 지워지면 좋겠어요." 라는 말이 계속 맴돕니다.
어쩌면 영혜는 몸에 그려진 꽃을 통해 끝내 나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 채식주의자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지은이: 한강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20328
ISBN: 9788936434595
추천한 회원
아둥마리웅
안 지워지면 좋겠어요.
"쉽게 지워지진 않을 거야. 몇차례 씻어내야 완전히......"
그의 말을 자르며 그녀가 말했다.
"안 지워지면 좋겠어요."
그는 잠시 망연해져, 어둠에 반쯤 덮인 그녀의 얼굴을 건너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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