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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BoOk
꿈에 말이야, 내가 물구나무서 있었는데......
내 몸에서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
땅속으로 팔고 들었어.
끝없이, 끝없이......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리를 벌렸는데, 활짝 벌렸는데......
열에 들뜬 영혜의 두 눈을 그녀는 우두망찰 건너다보았다.
나, 몸에 물을 맞아야 하는데.
언니, 나 이런 음식 필요없어. 물이 필요한데.
216 페이지 중에서...
nTalk
가족,형제,부모,친구,연인 ....
어쩌면 이들은 모두 과거의 추억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일명 말하는 '정상적' 삶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영혜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과거로부터 벗어나기위한 꿈......,
그래서 더이상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과거의 음식은
그녀에게 필요없어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떠나는 사람들에게 과거는 결코 불필요한 싸구려 장식물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붙들고 싶은 사람들은 그녀와의 추억을 무기로 설득하려 하겠지만,
이미 그녀는 나무가 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젠 그녀가 물이 많은 곳으로 잘 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는 것밖에는 방법을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잘 가세요..
제목: 채식주의자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지은이: 한강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20328
ISBN: 9788936434595
꿈에 말이야, 내가 물구나무서 있었는데......
내 몸에서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
땅속으로 팔고 들었어.
끝없이, 끝없이......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리를 벌렸는데, 활짝 벌렸는데......
열에 들뜬 영혜의 두 눈을 그녀는 우두망찰 건너다보았다.
나, 몸에 물을 맞아야 하는데.
언니, 나 이런 음식 필요없어. 물이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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