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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14:08 6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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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단단한 섬처럼 행인들 사이를 통과해 나아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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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단단한 섬처럼 행인들 사이를 통과해 나아갈 때,

때로 나의 육체가 어떤 감옥처럼 느껴진다.

내가 겪어온 삶의 모든 기억들이,

그 기억들과 분리해 낼 수 없는 내 모국어와 함께 고립되고 봉인된 것처럼 느껴진다.

고립이 완고해질수록 뜻밖의 기억들이 생생해 진다.

압도하듯 무거워진다.

지난 여름 내가 도망치듯 찾아든 곳이 지구 반대편의 어떤 도시가 아니라,

결국 나의 내부 한가운데 였다.

23 페이지 중에서...

- [흰 ], 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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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도심속에서 문득 '혼자'라는 상상이 들곤 한다.

계속되는 상념들이 머리에 가득차 갈수록 점점더 고립되는 섬처럼 단단해 짐을 느낀다.

과거의 기억에서 엉켜버린 상념들은 결국 나를 '나'속에 가두게 되고,

어디든 도망쳐 혼자 있고 싶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엄습해오는 무거움, 음침함, 견딜 수 없는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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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흰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지은이: 한강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80425

ISBN: 978895465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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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단단한 섬처럼 행인들 사이를 통과해 나아갈 때,

움직이는 단단한 섬처럼 행인들 사이를 통과해 나아갈 때,

때로 나의 육체가 어떤 감옥처럼 느껴진다.

내가 겪어온 삶의 모든 기억들이,

그 기억들과 분리해 낼 수 없는 내 모국어와 함께 고립되고 봉인된 것처럼 느껴진다.

고립이 완고해질수록 뜻밖의 기억들이 생생해 진다.

압도하듯 무거워진다.

지난 여름 내가 도망치듯 찾아든 곳이 지구 반대편의 어떤 도시가 아니라,

결국 나의 내부 한가운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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