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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BoOk
어디서부터 모든 게 부스러지기 시작했는지.
언젠가 갈림길이었는지.
어느 틈과 마디가 임계점이었는지.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위해.
반쯤 넘어진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아, 당신처럼.
살고 싶어서 너를 떠나는 거야.
사는 것같이 살고 싶어서.
- [작별하지 않는다 ], 17 페이지 중에서... -nTalk
수없이 많은 인연 속에서, 헤어짐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상대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베기 위한 예리한 칼을 품고 있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이 삶다운 삶을 살기 위해 각자의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처럼,
그 사람도 그저 살고 싶어서 나를 떠난 것일 텐데,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의 상처만큼 상대에게도 상처를 남겨야 한다는
무분별한 집착과 피해의식으로 떠나려는 사람을 향해
차마 휘둘러서는 안 될 칼을 꺼내 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만날 때도 자유 의지로 만났으니, 떠날 때도 자유 의지로 떠날 수 있도록
그 선택을 존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제목: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l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지은이: 한강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10909
ISBN: 9788954682152
어디서부터 모든 게 부스러지기 시작했는지.
언젠가 갈림길이었는지.
어느 틈과 마디가 임계점이었는지.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위해.
반쯤 넘어진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아, 당신처럼.
살고 싶어서 너를 떠나는 거야.
사는 것같이 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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